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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매거진]기술과 디자인, 그들과 최상의 하모니를 뽑아내는 사람

기술과 디자인, 그들과 최상의 하모니를 뽑아내는 사람

8년 전, 필자가 처음으로 유학을 준비할 때였다. 현재 중앙대 박진완 교수님이 만든 인터넷 블로그에서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런저런 정보와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그 블로그에 자주 갔는데 박 교수님과 동갑인 최규돈 씨를 우연히 그 블로그에서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도 소니이미지웍스에서 캐릭터 TD로 일하고 있었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면 답변을 해주어 그 공간을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인터넷 블로그가 아닌 오프라인에서 이분을 처음 만난 것은 3년 전 시그라프에서다. 그리고 내가 LA 근처로 옮겨왔을 때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다. 내 주변을 살펴보면 캐릭터 TD로 일하는 분이 두 분에 불과하다. 그 정도로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아티스트? 테크니션?!
셋업은 흔히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만 뜻밖에도 소니이미지웍스에 캐릭터 셋업을 하는 아티스트 중 절반 이상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UCLA, Texas A&M 같은 유명대학의 공과출신이고 나머지 반은 아트스쿨에서 그림을 공부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만큼 아트적인 요소도 필요하고 수학적인 요소도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영화에 나오는 괴물표정이나 007같은 스파이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의 다양한 변신 등의 모습을 셋업하는 것이 이들의 직업이다.

사람의 관절은 참으로 신비해서 손이나 다리뼈 같은 완관절의 정상가동 범위와 팔꿈치 같은 주관절, 어깨뼈 같은 견관절의 움직임 범위, 경추, 요추, 고관절부, 슬관절부 등 모든 뼈가 움직일 수 범위에 한계가 있고 같은 뼈라고 해도 사람의 성격, 살아 온 습관에 따라 움직임의 범위가 다 각각이다. 이러한 특징을 과학적으로 관찰하고 뽑아서 영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분야가 셋업이다. 즉 셋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현상들에 숨어있는 모습을 영화 속에서 실제 같은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물론 실제적인 효과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예로 911테러가 일어난 날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모습에서는 흔히 영화에서 표현되는 큰 폭발력이나 엄청난 불꽃기둥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영화에서 실제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관객들의 흥미는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셋업도 사실에 기초하여 약간의 과장을 해서 만들지만 실제로는 상상력이 더해지고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유도하는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의 중요한 원리들을 이해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캐릭터 셋업이란,
최규돈 씨는 캐릭터 셋업의 정의정의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이 흔히 가상의 뼈(joint)와 근육(muscle), 피부(skin)를 캐릭터에 이식해서 애니메이터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최고의 장난감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D소프트웨어인 3ds max의 경우 “캐릭터스튜디오”라는 플러그인 중에서 “바이패드”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개는 애니메이션을 위해서 모델러들이 만든 캐릭터 안에 실제 사람뼈 같은 가상의 것을 넣은 다음에 그 뼈와 모델을 스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캐릭터 TD가 하는 일은 이런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회사 파이프라인과 캐릭터에 따른 여러 리깅, 바인드 방법의 차이가 있고, 쓰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또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같은 캐릭터라도 씬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 비교 분석해가며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이 여러 가지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캐릭터 셋업팀을 기업에 있는 고객센터에 비유했다. 즉 아티스트들이 고객이고 캐릭터 셋업은 고객센터 직원처럼 그들의 고충과 문제점을 잘 들어주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소니이미지웍스에서 셋업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캐릭터 셋업 분야이고 나머지는 파이프라인 및 애니메이션 서포트입니다. 처음에는 캐릭터디자이너가 만든 컨셉을 모델러가 모델링을 하고, 그 후에 캐릭터 테크니컬 디렉터가 이것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때 사실 가장 힘든 것은 애니메이터들의 다양한 요구입니다.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애니메이터들은 성격이나 작업스타일에 있어 각기 갖고 있는 개성과 추구하는 조건에 맞게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애니메이터는 FK(Forward Kinematics, 전진동작) 방식을 선호하고 다른 애니메이터는 IK(Inverse Kinematics, 후진동작) 방식을 선호합니다. 어떤 애니메이터는 이 뼈를 쉽게 움직이도록 콘트롤 핸들을 달아주길 원하고, 아니면 직접 숫자를 인풋시켜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거나 따로 윈도우를 하나 더 만들어서 해주거나 하기도 합니다. 몇몇 애니메이터는 특정 포즈나 얼굴표정을 만들어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로 저장해 두었다 쓰길 원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이는 그 즉시 필요한 표정들을 그때그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작업 스타일이 각자 개성에 따라 다릅니다. 사실 애니메이터들이 어떤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한다고 해도 그들 중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캐릭터 테크니컬 디렉터들은 방법에 따라 만드는 접근 방법이 달라서 애니매이터나 레이아웃 아티스트의 각 취향에 맞게 작업한 결과물이 망가지지 않도록 만들고 수정해 주는 작업에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터를 위한 캐릭터TD
애니메이션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원리가 바로 squash and stretch이다. 외부압력에 의해 납작해지거나 캐릭터 스스로의 힘에 의해 늘어나거나 과장되는 동작이 실제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빠른 동작으로 오버랩(overlap)되는 동작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셋업을 할 때 실제로 리얼리스틱 움직임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눈속임으로 실제에는 일어날 수 없는 동작을 눈 깜짝할 사이에 시도한다고 한다. 이런 경우엔 예상할 수 없는 동작이 나와 만들어진 캐릭터의 셋업이 한순간에 망가진다고 한다.

그는 한 예로 『부그와 엘리엇(원제 open season)』 작업을 할 때의 에피소드를 말해 주었다. “컨셉아티스트와 애니메이터 그리고 감독과 저는 오랜 회의 끝에 사슴 캐릭터를 하나 만들었는데, 이때 이 사슴이 네 발로 걸어 다닐 거라고 해서 네 발 동작에 알맞은 근육의 모습을 넣고 움직여지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중반쯤에 사슴 캐릭터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그 씬을 살펴보니 네 발로 걸어야 할 사슴이 어느 순간부터 두 발로 걸어 다니면서 사람처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실 같은 캐릭터라고 해도 두 발로 걸을지 네 발로 걸을지, 이 캐릭터가 레이아웃용인지, 중간제작과정을 위한 것인지, 최종결과물인지에 따라서 그 셋업이 다른데 갑자기 그 사슴이 두 발로 걸어 다니니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그래서 왜 도중에 두 발로 걷냐고 했더니 디렉터가 두 발로 걷는 장면도 재밌을 것 같아서 특정 몇몇 장면에서 두 발로 다닌다는 것이었죠. 결국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만일 캐릭터의 리깅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애니메이터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회사마다 세밀하게 분업화되어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터들의 문제를 결국은 그 캐릭터가 그 씬에서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캐릭터 TD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파이프라인 & 애니메이션 서포트를 해주는 TD들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문제점의 원인을 찾아내서 해결해주고 모든 애니메이션 작업이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입니다.”


애니메이터들은 특별히 리얼하거나 미묘한 표정을 애니메이션할 때, 환경에 반응하는 하나의 얼굴을 움직여 보이기보다는 제 각각의 부분들이 따로 움직이는 듯한 얼굴을 만들기 십상이다. 가끔은 안 보이는 부분이 이상해도 보이는 쪽에서 좋은 효과를 내면 그쪽으로 간다고 한다. 셋업된 캐릭터들의 얼굴은 다양한 타입들의 모임이긴 하지만 조인트의 결합이라서 각 부분의 움직임이 결합된 전체적인, 하나로서 읽혀진다는 것이다. 가끔 애니메이션을 가르치시는 분들이 이런 부분에 관해서 보이는 면만 좋으면 된다고 하는데 이럴 경우는 그 씬이 정말로 많은 과장과 액션이 필요할 경우이고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일 경우에는 수많은 컨트롤러로 얼굴을 애니메이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팔 다리가 각기 움직이는 것일 때도 다른 부분들은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기본기에 충실 하라는 말이다. 사실 2D애니메이션과 3D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차이는 이 과장성에 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경우 캐릭터 TD들은 항상 캐릭터가 2D 그림처럼 표현될 수 있도록 연구한다고 한다. 그래야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관객이 그 연기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장되는 동작에서 생기는 버그를 수정해주면서 계속 보안해 나간다고 한다.

캐릭터TD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캐릭터 셋업의 또 다른 부문인 캐릭터 파이프라인은 모델링에서부터 캐릭터 셋업, 레이아웃, 애니메이션을 거쳐서 텍스쳐가 입혀진 애니메이션과 씬이 라이팅 TD의 손에 넘어가 렌더링이 걸리기 전까지 총 과정의 초안을 짠다. 그래서인지 캐릭터 셋업 TD 및 파이프라인 TD들은 컨셉아티스트, 모델러, 애니메이터, 라이팅 그리고 렌더링까지 거의 모든 부서들과 회의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수정을 하고 해결방안을 의논한다. 따라서 캐릭터 TD는 자기 의견보다는 다른 부서의 의견에 맞게 캐릭터를 수정해나가고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전반적인 구성을 만들어내는 중간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터나 감독들이 스토리를 만들 때 언어나 기계적인 테크닉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생각을 특유의 글로 만들어 낸다면 이것을 살아 움직이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 캐릭터 TD인 것이다. 애니메이터들이 영감과 상상력이 풍부하다면 캐릭터 테크니컬 디렉터들은 그 애니메이터의 마음이 캐릭터 하나하나에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사실적 관찰력과 공학적 원리 능력을 활용하는 감각이 발달되어야 한다.
기존 페이셜 리깅의 기본은 조인트와 블랜드 쉐입, 기본적인 디포머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기술이나 새로운 이론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영화 관객이 볼 때 이런 상상력이 실제로 표현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캐릭터 셋업 부서의 몫이다. 최규돈 씨가 참여한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꼬마주인공의 경우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간단한 셋업인 듯 보이지만 당시에 소니이미지웍스 내부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근육시뮬레이션과 퍼포먼스 캡쳐라는 방식으로 작업한 것이라고 한다.

회사 자체에서 개발한 방식을 실제로 영화에 대입해 본 케이스인 것이다. 이 방식은 주인공의 표정변화와 대화의 액센트 부분에서 보다 흥미롭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캐릭터가 보이는 포즈에서 세세한 근육표현까지 만들어내는 방식이었는데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방식이라서 만들면서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 몇 년이 지난 지금 Maya 플러그인으로 나오는 근육연출을 위한 muscle TK 플러그인처럼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그때는 모든 것을 새롭게 테스트하면서 작업을 해야했기 때문에 정말로 힘든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애니메이션이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방법들이 속속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캐릭터 셋업분야도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보고 스스로 연구할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캐릭터 테크니컬 디렉터는 새로운 방식이나 시도가 나오면 그때 그때 바로 연구를 해야 하고, 아울러 물리학이나 수학 공부도 꾸준히 하면서 인체의 움직임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최규돈 씨는 그 예로 캐릭터 TD를 자동차 기술자에 비유했다.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기술자들은 지나다니는 자동차의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 자동차를 움직이는 엔진소리만 들어도 무슨 엔진인지 알아 낼 만큼 전문적이다.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TD는 그저 움직이기 위한 캐릭터가 아니라 이 캐릭터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씬에 들어맞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 사실 공부해야 할 양이 너무 많고 방대해 가끔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모를 때도 많고 혼란스러울 때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문제가 생기면 소니이미지웍스만의 장점인 15분 룰이라는 것을 활용한다. 일을 하다 보면 업무상 까다로운 문제가 생기거나 해결해야 될 일이 생기게 되는데 만일 이 고민이 15분을 넘어가게 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사내 공통 메일이나 전화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라고 한다. 그러면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도 어느 한 사람은 분명히 그 해결방안을 알고 있어서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자기만 아는 노하우나 방법은 잘 알려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이 업계의 일반적인 룰이지만 소니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남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소니만의 특징으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회사가 이러한 특성과 장점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의 공로를 잊지 않는 회사의 방침 덕분이라고 하니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 주지 않는 이유는 어렵게 공부하고 알아낸 방법을 누군가가 쉽게 쓰면서 그 공로까지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인데 소니에서는 회사 자체에서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회사의 이러한 장점은 앞으로 다른 회사에서도 눈여겨 볼 만한 멋진 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캐릭터TD가 되려면
영화 VFX에 나오는 다양한 상상력의 생명체를 CG로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미국업체는 ILM, WETA, 리듬앤휴 그리고 소니이미지웍스 등 그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 또한 방대한 양의 캐릭터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회사도 몇몇에 한정되어 있다. 캐릭터 TD들이 아무리 재능이 있고 천재적이라고 해도 6개월 정도는 회사 자체에서 개발하고 발전시킨 파이브라인에 적응기간을 거쳐야 제대로 만들 수 있고, 약 일 년은 지나야 제대로 영화에서 자기능력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적응기간이 긴 분야여서 그런지 컴퓨터를 사용하는 아티스트 중에 회사 파이프라인에 익숙해지고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은 회사에서도 그 직원을 놓치기 싫어한다고 한다. 그것은 신입사원 교육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어려운 분야라면 그 고도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면 앞으로의 전망 또한 밝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후배들과 앞으로 이 분야에 흥미를 갖고 공부할 사람들을 위해 캐릭터 셋업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최규돈 씨에게 물었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건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에서는 간단한 본(Bone) 만들기와 스키닝(skinning)하는 방법만 나와 있다고 한다. 한국이나 미국에 있는 학교에 개설된 과목에서도 책에 서술되어 있는 내용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최규돈 씨가 학교에서 공부할 때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이 없어서 혼자 공부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가 셋업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자 주변의 모델러들은 자기가 직접 모델이 되어 멋진 포즈를 취했으며, 애니메이터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캐릭터성을 갖기 위해 복잡한 움직임에 대한 셋업을 종종 부탁했다. 그들의 부탁을 받았을 때 어렵고 힘들었지만 일을 하면서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면서 취직했는데 처음 샌프란시스코의 와일드브레인(Wild Brain)이라는 회사에서 셋업을 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파이브라인을 만들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최규돈 씨로서는 이때가 셋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라고 한다. 파이브라인에서 생기는 문제는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사실 알고 보면 간단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문제는 본인 스스로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어려움을 해결하며 회사를 다니면서 확실한 데모릴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 데모릴을 바탕으로 시카고에 있는 빅아이디어(Big Idea)라는 회사로 갈 수 있었으니 자신의 분야에 대한 신념과 노력만이 알찬 결실을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소니에서는 다른 분야를 준비하는 회사 데모릴과는 다르게 데모릴에 어떤 종류의 클립들을 넣어야 한다는 공식이 없다고 한다. 또한 어떤 것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도 없다고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실제로 소니에서 셋업 분야의 사람을 뽑는다고 하면 사람의 뼈에 대한 논문이나 그 뼈를 움직일 때 어떤 물리적 원리로 움직일 수 있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논문 형식의 두꺼운 책을 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일반적인 방법을 택한다면 데모릴을 만들 때 캐릭터의 동작이 잘 보이도록 심플한 캐릭터를 이용하면 좋다고 한다. 실제 어떤 물리적 원리를 잘 적용하느냐보다는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고 기능적인 부분도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또한 아주 전문적으로 파고 들어 자신의 새로운 방법으로 개발한 얼굴 애니메이션이나 진보된 방식의 디포머(변형)를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최규돈 씨의 이야기를 듣고 이 방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후배들에게 권할 수 있는 공부 방법, 성공의 노하우는 결국 누군가로부터 배워서 얻으려는 소극적인 방법보다 스스로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하나하나 터득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의실과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범위는 너무나 작지만 일을 통해 문제에 부딪치면서 습득되는 전문성은 상당히 넓고 깊은 것이 셋업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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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날사람 | 2008/08/09 03:29 | WEB 기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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